[Issue] '리얼돌'이 한국에서 가지는 의미



‘리얼돌’은 바로 지금 한국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가

-‘리얼돌’ 논란이 보여주는 사회의 단면


작성자: 김가령 매니저

일시: 2019.08.29



리얼돌, 도대체 무엇이길래


일명 섹스돌이라 불리는 ‘리얼돌’은 여성 신체를 모방한 전신형 성인용품을 말한다. 즉 여성의 신체 이미지를 남성의 성적 판타지에 맞게 변환시킨 말 그대로 섹스 인형이다.


성인용품 수입업체 A사는 일본 업체로부터 리얼돌을 수입하면서 2017년 5월 인천세관에 수입 신고를 했다. 그러나 인천세관은 같은 해 7월 리얼돌이 ‘풍속을 해치는 물품’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수입통관을 보류했다. 해당 리얼돌은 길이 150cm, 무게 35kg으로 머리 부분을 제외하면 성인 여성의 신체와 비슷한 형태와 크기로 만들어졌다. 재질은 사람 피부와 비슷한 색깔의 실리콘이며, 가슴 및 성비 부분 등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지난 6월 서울고등법원(2심)은 1심의 판결을 취소하고 “개인의 사적이고 은밀한 영역에 대한 국가의 개입은 최소화돼야 한다는 인식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결국 대법원이 2심의 판결을 받아들이면서 A사가 인천세관을 상대로 제기한 수입통관 보류 처분 취소 청구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지었다.


이후 한 리얼돌 판매 대행업체가 ‘사용자가 원하는 얼굴로 리얼돌 얼굴을 제작할 수 있다’고 공지하면서 논란이 더욱 커졌고, “리얼돌 수입 및 판매를 금지해주세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리얼돌 수입 반대 청원글이 올라왔으며, 26만명이 넘는 국민들이 동의한 상황이다.


온라인을 통해 뜨겁게 전개되는 리얼돌 논란의 찬반 주장을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리얼돌 시판에 대한 찬성의 입장은 대개 성적 욕구 및 성적 판타지 해소 등을 목적으로 만든 리얼돌이 성범죄 예방, 외로움 해소 등에 효과적이라는 주장과 나아가 개인의 성적 욕구를 자유롭게 해소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논지로 전개된다.


이와는 달리, 반대의 입장은 리얼돌로 인한 인간의 존엄성 훼손 및 잘못된 성인식 확산 등의 현상을 낳을 수 있으며, 대법원이 개인의 사적인 영역을 이유로 수입 허가를 내주었는데, 개인의 성욕은 중요하고 여성이 성적대상화로만 인식되는 것은 중요하지 않은지에 대해 반문한다.




리얼돌 수입 허가 판결, 이유는?


여성신문을 통해 박수진 변호사는 판결의 요지를 세 가지의 논점으로 정리하고 있다.


“첫째, 음란성이 인정되려면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노골적인 방법에 의해 성적부위나 행위를 적나라하게 표현·묘사한 것이어야 하는데, 리얼돌의 경우 표현 수위가 거기에 못 미친다는 것. 둘째는 리얼돌이 성기구로서 성적인 내용을 대외적으로 표현하는 일반적인 음란물과는 달리 개인의 사적 영역에서 은밀하게 소비된다는 것. 셋째는 우려되는 청소년의 구매 등 접근성 문제는 이미 처벌조항이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요컨대, 리얼돌은 음란성이 인정되지 않는 성기구이며 성인의 성기구 이용은 개인의 성적자기결정권으로 국가형벌이 개입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여성신문, 2019.08.15)


박수진 변호사에 따르면, 대법원의 이러한 판결은 어느 정도 ‘예상가는 것’이었다. ‘음란’에 대한 대법원의 기존 입장은 사회와 시대적 변화에 따라 변하는 상대적이고 유동적인 개념이라서 “국가의 형법권이 지나치게 적극적으로 개입하기에 적절한 분야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미 국내에는 여성이나 남성의 특정 신체부위를 모사한 성기구들이 유통 ‧ 판매되고 있다. 게다가 독일, 프랑스 등 서구 유럽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와 비슷한 아시아문화권인 일본, 중국 등에서도 리얼돌을 규제하는 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대법원이 리얼돌과 현재 시판중인 성기구의 차이점에 주목하여 음란성을 인정하는 독자적인 법리를 내놓기는 사실 쉽지 않다.


대부분의 서방 국가들은 성인의 모습을 한 리얼돌을 성기구의 일종으로 보고 수입 및 매매를 허용하고 있으며, 아동의 모습을 본떠 만든 이른바 ‘아동 리얼돌’에 한에서 선별적으로 규제하고 있다. 그러나 관련 법안의 실제 적용 여부에는 국가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으며, 실질적으로 판결에 있어 ‘아동 리얼돌’을 규제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존재한다.


지난 3월 영국 검찰청은 아동 리얼돌 수입을 제재하기 위한 유권 해석 가이드라인을 내놓았다. 기존의 통상법 조항들을 아동 리얼돌에 확대 적용해 수입 및 구매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단순 소지는 처벌하지 않되 수입과 ‘고의적인 취득,’ 즉 구매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규제에 나선 것이다.


호주 의회는 지난 2월 아동 리얼돌의 소지와 유통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했지만, 해당 법안은 회기 내에 처리되지 못하고 4월 11일 자동 폐기된 것으로 드러났다.


캐나다 세관당국은 2016년 1월부터 2018년 8월에 이르는 기간동안 최소 42개의 아동 리얼돌을 아동 포르노로 간주,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구매자가 검찰에 기소된 사례는 지금껏 한 건이 유일하며, 그마저도 지난 5월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다. 고의성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미국에서는 작년 6월 성적인 용도로 만들어진 아동 리얼돌의 수입, 운반 및 소지를 금지하는 법안 (일명 크리퍼법)이 하원을 만장일치로 통과했고 현재 상원에서 계류 중이다. 플로리다, 테네시, 켄터키 등 일부 주에서는 이미 독자적으로 아동 리얼돌 소지를 처벌하는 법을 시행 중이다. 실제로 기소된 사례는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리얼돌을 둘러싼 논란들


리얼돌에 대한 세간의 논란은 하나, 청소년이 리얼돌을 구매하는 등 접근성 문제, 둘, 특정인의 얼굴로 리얼돌 얼굴을 제작해 초상권을 침해하는 인권침해 문제, 셋, 아동‧청소년 모형의 리얼돌 문제 등을 둘러싸며 ‘파생적인’ 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즉, 성인 남성이 시판될 리얼돌을 소비하는 행위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는 미약하다. 댓글도 리얼돌을 단순한 성기구로 인식하고 성적자기결정권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발언이 압도적으로 많다.


하지만 리얼돌 시판은 현행법 수준에서 논의되고 그칠 사안은 아니다. 사실 성(性)과 관련된 현행법에는 여성의 관점과 입장이 충분히 반영돼 있다고 보기 어렵고, 한국사회의 성의식은 그 법보다 훨씬 더 남성중심적인 것이 지금의 현실이며, 현행법이 반영하지 못하는 한국사회의 남성중심적 성문화를 더 깊이 바라볼 필요가 있다.


여성의 신체를 본뜬 리얼돌의 수입을 금지한 인천지법(1심) 재판부는 “리얼돌이 전체적인 모습에서 실제 여성의 신체 부위와 비슷하게 형상화돼 있다”면서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왜곡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노골적으로 사람의 특정한 성적 부위 등을 적나라하게 표현·묘사했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서울고법(2심) 재판부는 원심 판결을 취소하며 다음 헌법재판소 판례를 그 근거로 제시했다.


“성기구는 인간이 은밀하게 행하기 마련인 성적 행위에 사용된다는 점에서 매우 사적인 공간에서 이용되는데, 이런 사적이고도 은밀한 영역에서의 개인적 활동에는 국가가 되도록 간섭하지 않는 것이 개별적 인격체로서의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실현하는 길이 된다.” 이를 근거로 리얼돌의 금지는 개인의 헌법상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성적 자유를 침해받는 그 ‘개인’은 과연 여성과 남성 모두를 일컫고 있을까?


판결문을 보면 2심 재판부는 리얼돌의 얼굴, 유두 성기 부분은 이에 해당하는 각 제품을 소비자가 별도로 구매해 리얼돌에 탈부착하는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또 이것들이 리얼돌보다 표현의 구체성 수준이 높다고 인정했다. 뿐만 아니라, 남성의 성욕을 마치 생존과 인권을 위해 꼭 채워야 하는 필수적 권리로 인식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리얼돌 판매를 금지하는 이들은 ‘성욕을 어떻게 해소하느냐’의 문제를 비판한다. 왜 남성의 성욕 해소를 위해 여성의 실제 신체에 극도로 가깝게 만들어진 유사 신체를 제공해야 하는가, 왜 성욕 해소라는 이유로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가, 리얼돌 얼굴을 실제 사람의 얼굴로 제작해준다고 하는 업체가 있는 상황에서 자기도 모르게 프라이버시가 침해당하고 성적 도구로 사용될 여성들의 인권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여성 신체를 오직 성욕 해소의 도구로 인식하는 것의 윤리적 문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등에 대한 질문을 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남성의 성욕 해소나 자위 기구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남성의 자위 기구로 여성의 유사 신체가 제공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다.


한국양성평등교육 진흥원의 변신원 교수는 “성기구와 비슷하다고 생각하지만 리얼돌의 경우 여성의 몸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다. 리얼돌을 통해 성적 욕망을 해소할 경우 일반 여성을 성적대상으로 학습할 가능성이 높다.”며 “리얼돌을 통해 남성의 성적 욕망이 줄어들어 성범죄가 감소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과거의 통계사실에 비춰볼 때 성매매 집결지가 있거나 술집 등 성매매가 가능한 곳이 많은 지역일수록 성범죄가 많이 발생한다.”고 리얼돌 시판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윤김지영 교수 또한 성적 욕망의 주체를 남성으로만 설정하고 있는 남성 지배 문화를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여성은 남성의 성욕 해소를 위한 도구로 여겨지고 있으며, 여성의 신체 형상이 남성에게 특화된 성기구로 전락한 이 위계적 현실이야말로 여성들의 인권과 자유를 침해하는 일이라는 점을 바라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윤지선 연구자가 “사람의 형상 전체를 사실적으로 묘사하거나 표현하는 일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그 대상이 되는 사람의 신체를 폄하하고 상품화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도록 만들 수 있다는 점에 있다”고 밝힌 것처럼, "인간의 은밀하고 사적인 성 활동과 성기구 사용에서도 인간 신체의 존엄성과 가치를 훼손할 여지가 있고 여성 혐오적인 요소가 부각된다면 타인의 존엄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명목으로 국가가 엄연히 제한해야한다”는 입장도 분명히 존재한다.




리얼돌이나 여성용 성기구나 똑같다?


리얼돌 수입 금지 처분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국내 업체는 리얼돌이 “여성의 성기 모습을 단순화한 남성용 자위기구로서 기능적인 측면에 중점을 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말 여성용 성기구인 ‘딜도’와 리얼돌이 같을까?


윤김지영 교수에 따르면, 딜도는 남성 성기와 유사한 모양만 있는 게 아니다. 다양한 색상과 조명, 바이브레이션(진동) 기능, 온도조절 기능, 자동세척 기능 등을 갖추면서 남성의 신체 형상과는 전혀 다른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바이브레이터도 마찬가지인데, 실제로 여성용 성기구는 리얼돌이 추구하는 인간 신체 형상의 완벽한 재현과는 거리가 먼 것이 현실이다.


“남성용 자위기구는 여성 신체와의 유사성이 높을수록 가격대가 높아지는 반면 여성용 자위기구는 남성 성기가 갖지 않은 다양한 기능이 추가될수록 가격대가 높아지는데, 이런 차이를 통해서도 여성의 성기구는 남성 신체에 대한 통제력을 목적으로 하지 않지만 남성용 성기구인 리얼돌은 여성 신체에 대한 장악력, 통제력을 목적으로 한다는 사실의 드러난다.” (윤김지영 교수)


“성기구는 인간의 성적 감도를 다각적으로 증폭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지 인간 형상의 사실적인 모사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다. 리얼돌은 여성의 성적인 이미지를 극대화하고, 여성이라는 존재를 성적 기능으로 환원하고, 쉽게 대처할 수 있는 존재로서 여성을 인지하게 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윤지선 연구자)




실제 인물의 얼굴만 하지 않으면 되는 문제?


특정인의 얼굴로 리얼돌을 만들면 초상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리얼돌을 판매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얼굴 주문 제작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반론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실제 인물의 얼굴로 제작하지 않은 리얼돌의 유통은 문제가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지만, 과연 리얼돌이 타인의 얼굴을 하는지의 여부가 핵심일까?


리얼돌 판매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제작 과정 자체가 특정 얼굴을 염두에 두고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다만 “헤드 종류만 100여개에 달하고 메이크업 방법 등을 통해 본인의 취향에 맞는 리얼돌을 만들 수 있다”고 덧붙인다.


“설령 실제 인물의 얼굴을 본뜬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여성에 대한 일방적인 성적 행위들을 실현하는 판타지를 제공하는 것이 리얼돌의 판매 목적이며 여성을 성적 대상화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윤김지영 교수)


윤지선 연구자는 불법촬영, ‘지인 능욕’(실제 인물의 사진을 음란물과 합성한 사진), ‘딥페이크 포르노’(인공지능 기술로 특정인의 사진을 기존 포르노그래피에 정교하게 합성해 만든 영상물) 등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리얼돌을 통해서도 충분히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리얼돌은 사적인 영역을 넘어 타인의 영역을 침범할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이다.


“이미 소셜미디어에서 범죄자들이 불특정 다수의 실제 여성 사진을 무작위로 수집해 딥페이크 포르노나 지인 능욕 등 사이버 성범죄에 이용하고 있지만 이것이 제대로 처벌되거나 통제되지 않는 실정입니다. 또 몇몇 남성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리얼돌을 성적으로 이용한 콘텐츠를 ‘강간인형 사용 후기’라는 자극적인 해시태그를 걸어 영상으로 유포하고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리얼돌도 실제하는 여성을 표적해 능욕하는 범죄 도구로 진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충분히 내포하고 있습니다.”




여성용 리얼돌도 만들면 되는 것?


“여성들을 위해 남성의 신체를 본뜬 리얼돌이 존재하려면 그만큼의 수요가 있어야합니다. 그런데 왜 대부분의 리얼돌은 남성용으로 제작되는 걸까요? 남성을 성적 욕구를 해소하기 위한 도구로 대상화한 역사가 여성들에게는 없습니다. 그 반대의 역사가 있었을 뿐입니다. 오랫동안 남성들에게 여성의 몸은 아동, 청소년, 성인에 이르기까지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매순간 성적 품평과 성적대상화의 대상이었습니다. 이런 ‘강간문화’(남성들의 성적 공격성을 장려하고 여성에 대한 성적 폭력을 정상적인 것으로 생각하도록 하는 신념·환경을 가리키는 말)에 대한 해체 의지가 리얼돌을 반대하는 목소리로 나타난 것입니다.” (윤김지영 교수)




장애인 등 성소외자를 위한 리얼돌?


현행 장애인차별금지법(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은 “모든 장애인의 성에 관한 권리는 존중되어야 하며, 장애인은 이를 주체적으로 표현하고 향유할 수 있는 성적 자기결정권을 가진다”는 ‘성에서의 차별 금지’ 조항을 두고 있다. 이 조항은 “장애인에 대하여 장애를 이유로 성생활을 향유할 공간 및 기타 도구의 사용을 제한하는 등 장애인이 성생활을 향유할 기회를 제한하거나 박탈해서는 안 된다”고 표기하고 있다.


그러나 리얼돌을 성기구로 인정해야 하는지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리얼돌이 성소외자의 성적 권리를 보장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육체적·심리적 성기능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의 성적 욕구는 기존의 자위기구를 통해서도 충분히 해소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또한 남성 노인이나 남성 장애인들은 때로 성매매를 통해 성욕을 일방적으로 방출하고 있는 반면, 여성 노인, 여성 장애인들은 무성적 존재로 치부돼 그들의 성적 욕구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고, 남성들의 성적 침해로부터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현실을 감안하면 리얼돌의 사용이 단순히 성소외자의 성적 쾌감을 충족하는 문제를 넘어 과연 어디까지 성적 자유를 허용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남게 된다.




리얼돌, 청원 그 이후


리얼돌 판매 허용에 대한 대법원 판결 이후 온라인 성인용품점에서 관련 상품이 활발히 판매되고 있으며, 쿠팡 등 소셜커머스에서도 리얼돌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최근에는 오프라인 성인용품점에서도 리얼돌 제품을 취급하고 있고, 심지어 리얼돌 전문매장까지 생겨나는 추세다. 현재 리얼돌을 취급하는 오프라인 매장은 전국 약 20여곳 이상이다.


스카이데일리의 리얼돌 판매 관계자 인터뷰에 따르면, “리얼돌 판매가 허용된 이후 많은 사람들이 직접 매장을 찾으며 구매를 위한 문의도 빈번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구매 의사가 있는 분들은 직접 방문보다는 전화로 제품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물어보고 구매까지 진행한다”며 “주 구매층은 50, 60대 중년남성이다”고 덧붙였다.


리얼돌의 수입 및 판매 중지를 요청하는 청원이 26만 명을 넘긴 것과는 달리, 논란 이후 리얼돌 판매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현재 관련 부처에서는 리얼돌에 대한 각종 기준 마련에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관련 법률이 존재조차 하지 않기에 대법원 측에 재심 청구해 판결을 번복하게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혹자들은 ‘개인의 사생활에 머무르는 성욕 해소 기구를 청원까지 올릴 일이냐’라 말한다. 여성이 느끼는 실존적 그리고 생존적 위기감이 남성의 성욕보다 ‘덜 중요한 것’일까? 여성의 신체를 성욕의 해소 수단, 도구로 여기는 왜곡된 인식은 실제 여성에 대한 위협이 될 수밖에 없으며, 굳이 성욕을 여성의 실제 신체에 극도로 가깝게 만들어진 유사 신체를 제공해야 하는가? 왜 여성의 인권과 자유는 왜 타인의 성적 자유를 위해 희생돼야 하는가? 여성들이 느끼는 이러한 위협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의 물음이, 바로 지금 우리가 청원을 하는 이유이다.






출처: 보도자료 및 신문기사

“’리얼돌’은 인형이라 괜찮다고요?… 여성들이 분노하는 이유” (서울신문, 2019.08.13)

“[모두의 법] ‘리얼돌’ 유감” (여성신문, 2019.08.15)

“여성신체 실사판 성 노리개 200만원 고가에도 ‘불티’” (스카이데일리, 2019.08.28)

“[팩트체크] 리얼돌은 성범죄 유발? 연예인 얼굴로 제작가능?” (뉴스톱, 2019.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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