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여자라고 생각해 여탕에 들어갔다는 남성, 이 사건이 우리에게 남기는 것

3월 10 업데이트됨



여자라고 생각해 여탕에 들어갔다는 남성, 이 사건이 우리에게 남기는 것



*본 사건의 사건 개요는 JTBC 뉴스룸 기사, 그리고 법적 해석은 법률N미디어의 기사를 참고하였습니다.



[사건 개요]


지난 2월 13일, 서울 강남의 한 목욕탕에서 여탕에 남성이 들어간 사건이 발생했다. JTBC의 취재에 따르면, 남성 A는 가발과 치마를 착용하여 목욕탕에 들어왔으며, 여탕에 들어간 후 20분간 물에 몸을 담그고 있었다. 주요 부위를 바가지로 가리고 있어 다른 이용객들이 알지 못하다가, 결국 들통이 나 A는 여탕을 빠져나갔다.


목욕탕 측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이후 한 피해 여성이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경찰은 A를 찾는 대신, 목욕탕 주인에게 좀 더 예리하게 확인해서 손님을 받으라는 말만 남긴 뒤 떠났다. 취재가 들어가자 경찰은 뒤늦게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JTBC와 인터뷰를 진행한 조세영 변호사에 따르면, “신고가 된 이상 경찰은 현장에서 가해자를 특정하고, 범죄사실 여부를 조사할 의무가 있는데 직무를 태만히 한 게 아닌가”라며 경찰의 태도를 비판했다.


“치마를 입고 가발을 쓰고 계셔서 남자라고 하면 남자(인 거 같고.) 그분이 남성인지는 확인을 할 수 없었고요.” (신고자)

“입장 받을 때 조금 더 예리하게 확인을 해달라고 말씀을 드렸어요. (또 나타나면) 112 신고를 또 해주세요.” (신고자/경찰관의 말)


다음날 경찰은 남성을 붙잡아 조사를 했고, 이 남성은 여탕에 들어간 건 모두 인정했지만, 스스로를 여자라 생각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법적 해석 근거]


남성 A가 성욕을 만족시킬 목적으로 여탕에 들어갔다면 성폭력처벌법에 따라 처벌된다고 한다. 최기영 변호사에 따르면 “법적으로나 생물학적으로 남성이 분명하고, 본인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떠한 시선을 받을지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성폭법으로 (처벌하는 데 문제가 없습니다.)”라고 밝혔다. 여기서 성폭력처벌법은 무엇인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2조(성적 목적을 위한 다중이용장소 침입행위) 자기의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으로 화장실, 목욕장ㆍ목욕실 또는 발한실(發汗室), 모유수유시설, 탈의실 등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다중이용장소에 침입하거나 같은 장소에서 퇴거의 요구를 받고 응하지 아니하는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시 말해 이 죄는 1) 남녀가 구분되어 사용하는 공간에 2) 성적 목적을 갖고 침입하는 경우에 적용된다. 따라서 남성 A가 자신이 성소수자이며 성적 목적이 없다고 주장한 것이 인정되면, 위 죄가 성립되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근거로 법조계 일부에선 A가 성폭력처벌법이 아니라 단순 주거 침입죄가 적용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형법

제319조(주거침입, 퇴거불응) ①사람의 주거, 관리하는 건조물, 선박이나 항공기 또는 점유하는 방실에 침입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주거침입죄는 주거권자나 관리자의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해당 공간에 침입하는 경우를 말하며, 일정한 장소의 평온과 안전을 침해하면 성립한다. 법적 그리고 생물학적으로 남성인 A가 여탕에 들어갈 경우 다른 여탕 이용객들이 피해를 볼 수 있으며, A의 여탕 출입 행위는 여자만 있는 장소의 평온과 안전을 명백히 침해한다고 볼 수 있다.” (법률N미디어, 2020)


본 사건에서 남성이 성소수자이므로 성적인 목적이 없었다고 주장할 때, 이 남성의 침입으로 인한 여성들의 공포는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 단순히 주거침입으로 인해 일정 장소의 평온을 침해한다는 해석으로 여타 다른 사건과 같이 해석할 수 있을까?


현 사회에서 성소수자와 관련된 많은 사건들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하지만 제도적, 그리고 행정적 측면에서 어떻게 바라보고 또 해결할 수 있는지의 이야기는 아직 논의되지 않고 있다. 곳곳에서 의견이 들끓을 뿐, 이것을 한데 모아 사회적으로 해결책을 찾으려고 하는 시도 또한 부재한 듯 하다. 수많은 ‘말’들이 그저 개인적인 의견으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양한 의견을 듣고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공론장, 그리고 기존과는 다른 법과 제도의 정립을 바탕으로 한 해결책을 찾기 위한 노력이 아닌가 제안해본다.


본 사건의 또 하나의 주요 논란 지점은, 경찰의 대응이었다. 경찰은 가해자를 찾는 대신, 주의하여 손님을 받으라는 말만 함으로써, 목욕탕 업주에게 그 책임을 떠넘기는 태도만을 보이며 추가적인 대응을 하지 않았다. 과연 이러한 경찰의 대처가 단순히 이 사건에만 국한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본인이 여성이라고 생각해 여탕에 들어갔다는 남성, 이 남성으로 인해 야기된 혼란과 그 공간 속에서 여성들이 느낀 불쾌와 공포, 신고를 받아 현장에 도착한 경찰의 안일한 대응, 그리고 법과 제도의 공백. 우리는 어쩌면 이제껏 외면해온 수많은 것들을 이 하나의 사건으로 마주한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단순히 기존의 법을 적용하여 법적 해석의 여지를 찾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부재한 것, 나아가 진정으로 필요한 것을 찾는 노력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참고기사]

여탕 들어가 목욕한 여장남자… 출동 경찰은 ‘황당 답변’ (JTBC, 2020.02.13)

여탕 ‘여장남자’ 검거… “여자라고 생각해 간 것” 주장 (JTBC, 2020.02.14)

“여자라서 여탕 들어갔을 뿐” 여탕남자의 여탕 침입사건…무슨 죄? (법률N미디어, 2020.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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